그녀의 비명을 들은 벨루체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마력이 보이지 않는 기사는 잘못된 방향을 쳐다볼 뿐이었다.
“피해요!”
코델리아는 재빨리 달려가 벨루체의 망토를 잡아끌었다. 벨루체가 휘청이며 스타토토사이트 몇 발자국 물러났다. 그가 서 있던 자리에 검게 탄 흔적이 남았다.
“뭐, 뭐야?”
당황할 틈도 없었다. 마력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문을 박살 냈다. 그나마 다행인 롤토토사이트 그 마력을 움직이는 주체가 눈앞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안에 있었네?”
막시밀리안이 부서진 문의 잔해 속에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공포스러웠던지 코델리아의 롤베팅 서늘해졌다.
“근데 왜 대답을 안 해요?”
그가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검은 마력이 바닥에 물처럼 뚝뚝 떨어졌다. 마력을 다룬다기보다는 주체하지 못해서 넘쳐흐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 모습을 본 코델리아는 의문이 들었다. 분명 레오나드에 의해 더는 마력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어떻게 마력을 사용하는 거지?”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이건 악마의 눈에만……, 아. 보이는구나.”
그가 어떤 짧은 깨달음을 얻은 듯 히죽 웃으며 그녀를 향해 비척비척 걸어왔다. 그런데 평소와 움직임이 매우 달랐다. 비록 한쪽 다리를 절긴 했지만 귀족답게 자세가 매우 곧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근데 우리 형은 어디에 있어요? 형, 형! 나 왔어!”
그뿐이 아니었다. 그가 큰 목소리로 대뜸 소리를 질렀다. 행동 역시 술에 취한 듯 대중이 없었다. 분명 방 안에 코델리아와 두 기사가 있는 것을 보았음에도 계속 두리번거리면서 레오나드만 찾았다.
“제정신이 아닌가 본데.”
어느새 코델리아 근처로 온 벨루체가 중얼거렸다. 코델리아는 내심 동의했다. 처음 문을 부수고 롤배팅 것에 비해 막시밀리안은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았다. 그는 양손을 허우적거리며 그저 형을 찾기에 바빴다.
“그런데 어떻게 스승님이 여기 온 줄 안 걸까요?”
“엠블리 선제후가 말을 흘렸을 가능성도 있지요.”
코델리아의 말에 가실이 검 손잡이를 단단히 잡으며 답했다. 레오나드가 남기고 간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겉으로는 나와 손을 잡는 척하고 막시밀리안과 또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
불행히도 스승의 말이 맞은 모양이다. 안톤은 결국 제 딸을 포기하지 못한 듯했다.
“일단 나랑 가실이 막시밀리안의 이목을 끌 테니까 그사이에 넌 주인님한테 가요.”
“스승님이 어디 계신데요?”
“동관으로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가실이 대답했다. 코델리아가 뒤로 주춤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벨루체가 일부러 큰 소리를 지르며 막시밀리안에게 달려갔다.
“여기서 네 목을 잘라 주인님에게 바치겠다!”
“이, 잉그리온의 사, 사생아가 어디서 감히.”
막시밀리안은 혀를 씹은 것처럼 발음이 부정확했다. 벨루체가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런데 잔뜩 긴장한 게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쉽게 막시밀리안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아으, 아악!”
“뭐야? 이거 순 등신 새끼였잖아?”
바닥에 널브러진 채 막시밀리안이 벌레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벨루체가 그 모습을 비웃으며 검을 다시 들어서 막시밀리안의 복부에 꽂아 넣었다. 아니, 꽂아 넣으려고 했다.
“아아악!”
검이 배에 닿기 직전, 막시밀리안이 벼락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동시에 몸에서 폭발하는 듯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코델리아뿐 아니라 벨루체와 가실의 눈에도 검은 기운이 넘실거리는 게 똑똑히 보일 정도였다.
벨루체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컥!”
막시밀리안의 몸에서 검은 덩어리 같은 게 튀어나오더니 부지불식간에 벨루체를 후려쳤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하던지 성인 남성인 벨루체가 벽 끝까지 밀려났다.
검은 덩어리는 곧 막시밀리안을 동그랗게 감싸더니 막을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얇은 스타베팅 벗어나려는 것처럼 버둥거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알을 깨고 나오는 뱀처럼 보였다.
“내가, 흐윽, 혀, 형을, 마, 만나, 허억.”
막시밀리안의 형체가 점차 일그러졌다. 등은 점점 굽었으며 목은 기괴한 모양으로 꺾였다. 손톱은 롤드컵토토 길어져서 누가 보아도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사람에서 마수로 변하는 형세였다.
“대체 뭐지?”
코델리아는 흠칫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아쉽게도 가실은 코델리아의 물음에 답을 주진 못했다.
“물러서 계십시오. 소란이 크게 일어났으니 주인님께서도 금방 오실 겁니다.”
가실이 호흡을 한번 가다듬은 뒤 결연하게 말했다. 코델리아는 그의 말대로 뒤로 조용히 물러났다.
한편 벨루체는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는지 부서진 의자 잔해를 발로 걷어차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순순히 죽으면 재미없지. 너 때문에 주인님이 얼마나 고생하셨는데, 끝이 이리 허무하면 시시하잖아? 가실!”
이름을 부른 것뿐이었는데 벨루체와 가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막시밀리안에게 덤벼들었다.
“크흑!”
“오른쪽을 노려!”
가실이 소리쳤다. 벨루체가 그의 말에 따라 막시밀리안의 오른편에 칼을 찔러넣었다.
그러나 이제 완전히 인간의 형태를 벗어난 막시밀리안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벨루체와 가실의 공격은 번번이 막혀서 뒤로 갈수록 피하기 급급했다. 막시밀리안이 손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가재도구가 박살 났다.
“후우, 후우, 이 버러지 따위가.”
몸은 인간의 것이 아닌데 발음은 아까와 비교하면 몹시 또렷해졌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렸던 몸도 꼿꼿하게 선 채였다.
곧이어 막시밀리안의 양 옆구리에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벌레 다리 같은 게 튀어나왔다. 롤토토 본 벨루체가 대놓고 비웃었다.
“하하, 누가 봐도 버러지는 넌데? 마침 다리도 여섯 개네.”
“네 머리를 으깨서 죽여 주마, 잉그리온.”
“어디 한번 해 보든가.”
벨루체는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가실은 말없이 막시밀리안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기 직전, 막시밀리안이 몸을 낮게 낮추더니 빠르게 움직였다. 그게 정말 벌레 같아서 솔직히 말하면 역겨웠다. 코델리아는 스타토토 누르기 위해 손바닥으로 입술을 꾹 눌렀다.
다행히 가실의 검이 막시밀리안의 옆구리에 난 다리를 반쯤 잘라 냈다. 그럼에도 막시밀리안은 잠깐 미간만 찌푸릴 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잘린 부위를 회복해 냈다.
“괴, 괴물. 괴물이다!”
“으악!”
혼란 속에서 엠블리의 병사 몇이 달려왔다가 막시밀리안의 꼴을 보고 잔뜩 겁을 먹은 채 도망갔다. 그들을 몇 번 보내고 나니 드디어 성의 주인이 나타났다.
“이게 다 무슨 일이냐? 마수인가?”
“막시밀리안 아틸레이요.”
코델리아가 안톤에게 다가가며 답을 주었다. 안톤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막시밀리안을 노려보았다.
“저게?”
“네. 어쩌다 저 꼴로 변한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코델리아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안톤을 오랫동안 응시했다. 그러는 동안 엠블리의 기사들이 벨루체와 가실을 도와 막시밀리안을 저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게 선제후께서 내리신 결정인가요?”
“무슨 말이냐?”
“막시밀리안은 이미 스승님이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더군요.”
“그가 알고 있었다고? 어떻게?”
안톤이 의아하다는 듯이 코델리아를 돌아보았다. 코델리아는 빤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안톤은 홀덤사이트 눈에 담긴 원망을 읽어 내었다.
“내가 말했다고 생각하는군. 하지만 아니야. 이미 아틸레이 선제후와 얘기를 마쳐 그가 하시무스에 도착하는 온라인홀덤 막시밀리안의 신병을 넘겨주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제게 아직 해독제도 주지 않으셨죠. 스승님께 요구하실 것이 남아 있다는 것 아닌가요?”
“그건…….”
“코델리아 님!”
일부러 막시밀리안과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어느새 막시밀리안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벨루체와 가실뿐 아니라 엠블리의 기사들도 몸을 던져 그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가 뱀처럼 기어서 모든 병사들을 제치고 코델리아를 향해 날아온 것이다.
“피해!”
안톤이 코델리아를 급히 밀어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 덕에 막시밀리안이 휘두른 팔 혹은 다리에 맞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지만, 막시밀리안은 곧장 검은 마력을 끌어 올려 다시 코델리아를 공격했다.
“죽어, 죽어, 죽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코델리아는 미처 방어막을 치지도 못했다. 다가올 고통을 예비했지만 오히려 막시밀리안은 홀덤사이트 나갔다. 동시에 레오나드가 온라인홀덤 반지가 빛을 잃고 깨졌다.
“하아, 하아.”
틈을 놓치지 않고 코델리아가 급히 방어막을 쳤다. 막시밀리안이 그녀 위로 올라탔다. 가까이서 마주한 그의 동공은 완전히 길쭉하게 변해 있었다. “네게 왜 마력이 보이는지 알아? 네 몸에 흐르는 더러운 피 때문이야.”
“뭐, 무슨.”
“네까짓 게 감히 아틸레이를 넘봐? 넌 악마의 자식이야. 악마의 피를 이어받은 짐승이라고.”
막시밀리안은 그녀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외치며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렀다. 코델리아는 간신히 그것들을 막아 냈지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네가 에이브람스에 온 뒤로 모든 게 엉망이 되었어. 너만 없었으면, 네가 에이브람스에 오지 않았다면!”
이번엔 막시밀리안의 목소리가 여자의 것처럼 가늘어졌다. 그러곤 그가 절대 알 수 없을, 헬레나가 코델리아에게 했던 말을 뱉었다. 코델리아는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거기서 놀람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굵은 남성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코델리아를 비웃었다.
“바스케즈? 하하. 네가 바스케즈라고? 네 그 눈이 바로 부정의 상징인데!”
“아냐, 아냐!”
코델리아는 힘껏 부정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녀의 방어막이 매우 흔들렸다.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깨질 것처럼 연약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막시밀리안이 입을 쩍 벌렸다. 그곳엔 인간의 것이라고 보기 힘든 긴 송곳니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코델리아의 머리를 향해 달려든 순간, 무언가에 얻어맞고 급작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크아아악!”
“가지가지 하는군.”
“스승님!”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이 드디어 등장했다. 레오나드는 마수와 짐승과 인간의 중간처럼 변해 버린 동생을 코델리아의 몸 위에서 날려 버린 뒤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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